
파킨슨병 치매, 다 알츠하이머일까? 인지저하·환시 제대로 이해하기
“엄마는 파킨슨인데… 요즘 자꾸 깜빡깜빡해서
이게 치매가 온 건지, 그냥 나이 들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어요.”
“밤마다 없던 사람을 봤다고 해서요.
이게 환시라던데… 이제 치매까지 같이 온 걸까요?”
파킨슨병이 어느 정도 지나면
몸보다 더 무거워지는 주제가 바로 ‘머리’ 이야기에요.
기억, 판단, 집중력, 그리고 환시(보이지 않아야 할 것을 보는 경험).
연구들을 보면,
파킨슨병 환자 중 약 4분의 1 정도는 치매를 겪고,
또 다른 상당수는 그 사이 단계인 경도 인지저하(MCI)를 경험한다고 해요.
오래 살수록, 병을 가진 기간이 길어질수록
인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더 올라가고요.
그래서 오늘은,
- 파킨슨병 치매가 알츠하이머 치매와 어떻게 다른지,
- 인지저하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
- 자꾸 말 나오는 환시가 뭘 의미하는지,
조금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근차근 풀어볼게요.
1. 파킨슨병 치매, 이름부터 헷갈리는 이유
병원에서 듣는 이름만 해도 이미 머리가 아프죠.
-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
- 파킨슨병 치매(Parkinson’s disease dementia, PDD)
- 루이소체 치매(Dementia with Lewy bodies, DLB)
- 알츠하이머병 치매
이렇게 섞여서 들리니까요.
아주 단순하게 그림을 그려보면,
- 파킨슨병:
처음에는 떨림·경직·동작 느림 같은 운동 증상이 중심.
병이 오래가면서, 나중 단계에 인지저하·치매가 붙는 경우가 많아요.
- 파킨슨병 치매(PDD):
파킨슨 운동 증상이 먼저 나타나고,
그 뒤 수년이 지나 인지저하·치매가 본격적으로 동반된 상태.
- 루이소체 치매(DLB):
초반부터 인지변화·환시가 눈에 띄고,
파킨슨 같은 움직임 문제가 비슷한 시기에 나타나는 쌍둥이형 질환.
- 알츠하이머 치매:
대표적으로 기억력 떨어짐이 먼저 두드러지고,
파킨슨 같은 특징적인 운동 증상은 없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요.
학자들 사이에서도
“파킨슨병 치매와 루이소체 치매는 사실 같은 스펙트럼 아니냐”는 이야기가 계속 나와요.
실제로 두 질환 모두 루이소체(α-시뉴클레인 단백) 병리와 관련되어 있고,
뇌 안에서 퍼지는 방식이나 위치에 따라
조금 다른 얼굴로 나타난다고 보는 거죠.
결론만 딱 말하면,
“우리 가족은 파킨슨이라 치매는 안 온다”
라고 생각하는 것은… 솔직히 조금 위험해요.
반대로
“치매가 왔다고 하니 이제 모든 게 끝났다”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도
현실과는 거리가 있어요.
2. 파킨슨병 환자 중 얼마나 치매가 생길까?
숫자는 병원·연구마다 다르지만,
큰 흐름만 잡아보면 이렇다고 알려져 있어요.
- 진단 시점에서는
대부분 치매가 없지만, 이미 경도 인지저하는 일부에서 관찰돼요.
- 파킨슨병 환자의 24–31% 정도가 결국 치매를 겪고,
그보다 많은 분들이 그 전 단계의 인지저하를 경험한다는 보고도 있고요.
- 오래 살수록, 병을 가진 기간이 10년 이상 길어질수록
대부분이 어느 정도 인지 문제를 겪는다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가이드라인·리뷰들은
“운동 증상뿐 아니라, 인지·정신 증상까지 포함해서
파킨슨병을 전체적으로 봐야 한다”고 계속 강조해요.
조금 무거운 이야기 같지만,
반대로 보면 이렇기도 해요.
“인지 쪽 이야기를 미리 알고,
몸과 같이 관리한다면
나중에 훨씬 덜 당황할 수 있다.”
3. 알츠하이머 치매와 파킨슨병 치매, 뭐가 다를까
둘 다 “치매”라고 부르니까
다 똑같이 기억만 잃어가는 병으로 느껴지는데요.
실제로는 약간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어요.
아주 전형적인 패턴으로 비교해보면,
- 알츠하이머 치매
· “방금 들은 말”을 기억 못 하는 단기 기억력 저하가 초반부터 매우 뚜렷
· 물건 두고 온 장소, 약 먹었는지 여부, 약속 시간 같은 것부터 흔들리는 경우가 많아요.
- 파킨슨병 치매
· 처음에는 속도가 느려지는 느낌,
“머리가 뿌연 안개 낀 것 같다”는 표현을 많이 해요.
· 계획 세우기, 두 가지를 동시에 처리하기,
공간을 파악하는 능력(예: 길 찾기, 차선 바꾸기)이
먼저 약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 기억 자체는 “힌트를 주면” 어느 정도 떠올리는데,
스스로 꺼내 쓰는 게 느려지는 식이죠.
물론 실제 환자들은
이렇게 딱 교과서처럼 구분되지는 않아요.
알츠하이머 병리와 섞여 있는 분들도 많고,
혈관성 변화가 같이 있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이건 100% 파킨슨 치매입니다”라고 딱 잘라 말하기보다,
- 어떤 인지 기능이 제일 먼저 약해졌는지
- 환시·착각이 얼마나 있는지
- MRI, PET 같은 검사에서 어떤 병리가 더 의심되는지
이런 것들을 다 합쳐서
조금 넓게 보는 경우가 많아요.
4. 파킨슨병 인지저하, 이렇게 나타나기 쉽다
실제 보호자·환자분들이 많이 얘기하는
파킨슨병 인지저하의 모습들을 모아보면 대충 이런 느낌이에요.
1) “머릿속이 느려졌다”
- 질문을 하면 바로 대답을 못 하고
잠깐 멈췄다가 천천히 이야기 시작하는 모습
- 예전에는 금방 계산하던 것도
“잠깐만…” 하고 멈춰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
2) 계획·순서 잡기가 힘들어짐
- 오늘 할 일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게 잘 안 되고
- 샤워, 옷 갈아입기 같은 활동들도
“순서가 헷갈린다”고 느끼는 경우
3) 공간·시각 정보 처리 문제
- 계단 높이, 문턱 거리, 식탁 모서리 위치를
제대로 가늠하지 못해 자꾸 부딪히거나
- 길 찾기를 예전보다 훨씬 힘들어하는 모습
4) 집중 지속이 어려워짐
- TV 드라마 줄거리를 따라가기 버겁고
- 책을 읽어도 앞 문장을 자꾸 다시 보게 되는 것
5) 감정·동기가 줄어든 것처럼 보이기도
- 우울이라기보다는,
“그냥 뭐든 귀찮고, 하고 싶은 마음이 안 난다”고 표현하는 경우도 있어요.
(아파시, 의욕 저하 증상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요.)
이걸 다 “치매가 시작됐다”라고 받아들이기보다는,
지금 내 뇌의 어떤 기능이 힘들어졌는지
패턴을 보는 게 더 중요해요.
그 패턴에 따라
어떤 훈련·환경 조정이 도움이 될지
의료진과 얘기하기가 훨씬 쉬워지거든요.
5. 환시·착각, 파킨슨병에서 왜 생기나
“밤마다 방 안에 누가 서 있다고 해요.”
“집에 고양이가 없는 집인데, 소파 위 고양이를 쓰다듬더라고요.”
파킨슨병에서 환시(실제로는 없는 사람·동물을 보는 경험)는
생각보다 꽤 흔합니다.
연구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파킨슨 환자의 15~40% 정도에서 정신증(환시·망상)이 보이고,
오랜 기간 살펴보면 10여 년에 걸쳐
절반 이상이 한 번쯤 환시를 경험했다는 보고도 있어요.
또 다른 연구들에서는,
환시를 경험하는 환자일수록
나중에 파킨슨병 치매로 진행될 위험이 더 높다는 결과도 나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 파킨슨병 자체의 병리(루이소체)가
시각 정보·주의·꿈과 관련된 뇌 회로까지 번지면서
- 실제 자극이 없는데도
뇌 안에서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것
- 여기에 파킨슨 약, 수면장애, 어두운 조명, 감염·탈수,
다른 약(수면제, 항콜린제 등)들이
불을 붙이는 스파크 역할을 해요.
중요한 건,
“환시가 시작됐다 = 오늘 당장 모든 걸 잃어버린다”
는 뜻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인지·정신 기능에 뭔가 변화가 올라오고 있다”는
하나의 강한 신호로 보는 게 맞아요.
그래서 숨기기보다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서
정면으로 얘기해 보는 게 훨씬 안전합니다.
6. 환시가 생겼을 때, 가족이 기억하면 좋은 대응법
막상 환시를 처음 겪으면
보호자도 정말 당황해요.
“거기 아무도 없어요, 왜 그러세요!”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무서워요.”
라고 다그치고 싶은 마음이 확 올라오거든요.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그 장면이 정말 “보이고” 있기 때문에,
계속 부정당하면 오히려 더 불안하고,
보호자에 대한 신뢰가 깨질 수 있어요.
조금만 시선을 바꿔 보면,
이런 방식이 도움이 될 때가 많아요.
1) 바로 논쟁하지 않기
- “거기 아무도 없다니까요!”보다는
“아, 지금 누가 보이는구나. 어떻게 생겼어 보여요?”처럼
먼저 이야기를 들어주는 쪽으로 가보기
2) 안전 먼저 확인하기
- 환시 때문에 문 밖으로 나가려 한다거나,
창문 쪽으로 가까이 가는 경우에는
“우리 같이 이쪽으로 가볼까요?” 하면서
자연스럽게 위험한 장소에서 멀어지게 하기
3) 환경 바꾸기
- 방이 너무 어둡거나, 그림자가 복잡한 경우
조명을 조금 더 켜보거나
TV·거울·커튼 패턴을 단순하게 바꿔보는 것만으로도
환시가 줄어드는 분들이 있어요.
4) 약·몸 상태 체크하기
- 최근에 파킨슨 약이 늘었는지,
새로 시작한 잠·기분 관련 약이 있는지,
감염·탈수·수면부족은 없는지
메모해 두었다가 진료 때 같이 전달하면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큰 도움이 돼요.
“환시를 없애는 것”만 목표로 하기보다는
이 환시가 내 몸·약·환경이 보내는
어떤 메시지인지 같이 해석해보는 느낌
이게 훨씬 현실적인 접근이에요.
7. 파킨슨병 치매, 치료와 관리의 현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물어봐요.
“치매가 시작됐다는데, 이걸 되돌리는 약이 있나요?”
지금 기준으로 보면,
파킨슨병 치매·인지저하에 대해
- 진행을 완전히 멈추게 하는
특정 ‘병 자체를 고치는 약’은 아직 없고,
- 대신 인지 기능·환시·기분을 조금이라도 안정시키고
일상생활을 도와주는 대증 치료들이 쓰이고 있어요.
예를 들면,
- 일부 환자에서 콜린에스터레이스 억제제 계열 약이
기억·주의력·행동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고,
- 환시·망상에는
파킨슨 운동 증상을 크게 망가뜨리지 않는
특정 항정신병 약제(예: pimavanserin 등)가
해외에서 승인되어 쓰이고 있어요.
어떤 약이 맞을지는
- 현재 파킨슨 운동 단계
- 낙상 위험
- 심장·간·신장 기능
- 우울·불안·수면 상태
이런 것들을 다 고려해서
의사가 개별적으로 조합을 짜야 하기 때문에,
“어떤 약을 꼭 드세요”라고 말하는 건 여기서는 조심스러워요.
다만 분명한 건,
“치매니까 이제 약은 의미 없다”가 아니라
“운동·인지·기분·수면을 묶어서 관리해야 하는 단계”
로 보는 게 맞다는 점이에요.
8. 집에서 해볼 수 있는 인지·뇌 건강 루틴
현실적인 수준에서
집에서 해볼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해볼게요.
완벽한 뇌 운동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래도 이 정도는 같이 해볼 수 있겠다” 싶은 것들만요.
1) 리듬 있는 걷기 + 말하기
- 그냥 걷기보다
“발 맞춰 숫자 세기, 요일 거꾸로 말하기”를 섞어보면
운동 + 인지 자극을 한 번에 줄 수 있어요.
2) 짧고 자주 하는 대화
- 한 번에 긴 설명보다,
하루에 여러 번 짧은 대화를 자주 나누는 게
뇌에는 더 도움이 돼요.
- “오늘 점심 뭐 먹었더라?” 같이
가벼운 기억 떠올리기 질문도 좋고요.
3) 눈·공간을 쓰는 활동
- 퍼즐, 간단한 블록 맞추기, 그림 따라 그리기,
방 안 물건 위치를 잠깐 바꿔보고 맞춰보기 등
시·공간 능력을 자극하는 활동들이
파킨슨 인지저하 패턴에 특히 잘 맞는 편이에요.
4) 수면·낮잠 리듬 정리
- 깊은 잠이 무너지면
인지기능·환시·기분이 다 같이 휘청거려요.
- 낮에 너무 오래 자지 않게 하고,
밤에는 조용한 루틴(가벼운 스트레칭, 따뜻한 물 세수 등)을
매일 반복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완벽하게 “뇌를 지킨다”라기보다,
오늘 하루 머리가 조금 덜 뿌옇고,
덜 예민하고, 덜 피곤하면
그게 이미 꽤 큰 성과라고 보셔도 돼요.
9. 스스로 점검해보는 파킨슨 인지·환시 체크리스트
아래 항목 중에서
“최근 3~6개월 사이에 이전보다 분명히 늘었다”고 느끼는 것이
3개 이상이면,
다음 진료 때 한 번 인지·정신 증상을 꼭 따로 얘기해 보셨으면 해요.
- 대답하기 전에 멍하니 멈추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 약속·시간·물건 위치를 잊는 일이 예전보다 잦아졌다.
- 길 찾기, 계단 높이 가늠하기가 이전보다 훨씬 힘들어졌다.
- TV나 대화를 따라가기가 버거워 “나중에 들어”라고 피하는 일이 많아졌다.
- “그냥 의욕이 안 난다, 뭐든 귀찮다”는 말을 자주 한다.
- 실제로 없는 사람·동물·아이를 봤다고 말한 적이 있다.
- 밤에 혼잣말, 불안한 행동이 부쩍 늘었다.
- 약이 바뀐 뒤로 며칠 사이에 갑자기 환시·혼란이 심해졌다.
이 체크리스트는
진단을 대신하는 도구가 아니라,
“이제 인지·정신 쪽을 진지하게 같이 이야기해야 할 시점”
을 잡는 데 도움이 되는 작은 나침반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어요.
10. 정리 – 기억이 흔들려도, 관계까지 무너지게 둘 필요는 없어요
오늘 9편 이야기를 짧게만 다시 묶어보면요.
- 파킨슨병 환자에서 인지저하·치매는 흔한 동반자이고,
알츠하이머와는 조금 다른 패턴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 환시·착각은 흔한 증상이고,
나중에 치매 진행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들이 있어서
숨기기보다 의료진과 나누는 게 중요하다.
- 아직 병 자체를 완전히 멈추는 약은 없지만,
인지·환시·기분을 완화하고
일상 기능을 지켜주는 치료 옵션들은 존재한다.
- 집 안 환경 정리, 작은 인지 루틴, 가족과의 짧은 대화만으로도
오늘 하루를 조금 덜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억이 흔들린다고 해서
그 사람의 전부가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그 시기에 나누는 말,
같이 정리해두는 기록들,
가족끼리 다시 맞춰보는 생활 리듬들이
그 사람을 더 또렷하게 남기기도 하거든요.
언제나 그렇듯,
이 글은 방향을 잡아보기 위한 안내일 뿐이고,
실제 진단·치료·약 조절은
반드시 담당 신경과·정신건강의학과 선생님과 상의해서
결정하셔야 한다는 점,
여기서도 한 번 더 적어둘게요.
전체적으로 플랫 벡터 스타일, 병원 느낌의 흰색·하늘색 배경, 차분하고 안심되는 분위기, 글자·로고 없이, 4K 고해상도, 세로 구도, 메디컬 프로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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