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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변비, 뇌를 향한 첫 신호일까

by notefree 2025. 12. 13.

만성 변비, 뇌를 향한 첫 신호일까

만성 변비, 뇌를 향한 첫 신호일까

■ ‘생활습관형 변비’ vs ‘뇌·신경계 신호형 변비’

 

구분 (색상) 변비가 나타나는 패턴 같이 보이는 신호들 다음 단계 권장
생활습관형 변비 (파란색) 물·섬유질 부족, 운동량 줄었을 때 몇 달 내 생기고 들쭉날쭉함 과식·야식, 오래 앉아 있기, 다이어트, 임신·산후, 특정 약 복용 등 생활습관 조정 + 1차 내과/가정의학과 상담
신경·뇌질환 신호형 변비 (핑크색) 수년간 “원래 화장실 간격이 긴 편”이었고 점점 더 굳어짐 후각저하, RBD(꿈 연기), 주간 졸림, 우울·불안, 미세한 손떨림 등 장·뇌 축 평가: 소화기 + 신경과(파킨슨·치매 클리닉) 동시 고려

“원래 변비인 사람이에요”를 너무 쉽게 말해버리는 문제

“저는 원래 3~4일에 한 번 가요.”
“회사 다니고 나서는 그냥… 일주일에 두 번?”

진료실에서 제일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거예요.
사람들은 변비를 체질이나 성격 정도로 이야기해요.

  • 물 좀 덜 마셔서 그렇겠지
  • 나이 들면 다 그렇다더라
  • 앉아서 일하니까, 뭐…

물론 이런 경우도 많아요.
그런데 연구들을 조금 들여다보면, 그냥 넘어가기엔 아까운 신호도 분명 있거든요.

여러 대규모 코호트 연구와 메타분석에서,

  • 만성 변비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파킨슨병 진단 위험이 2~3배 정도 높다는 결과가 반복해서 나오고요,
  • 어떤 연구에서는 변비가 파킨슨 운동 증상(손 떨림·경직)보다 10년 이상 먼저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어요.

또, 변비와 인지 저하·치매 위험을 연결하는 데이터도 최근 급격히 늘었고요.

그러니까 “원래 변비인 사람”이라는 말 속에는
장과 뇌가 같이 보내는 힌트가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거예요.

몸 안에서는 무슨 일이? – 장·뇌 축과 파킨슨, 치매

요즘 의학에서 진짜 많이 나오는 말이 “장–뇌 축(gut–brain axis)”이에요.

간단히 말하면,

  • 장벽 바로 밑에 있는 장 신경계(enteric nervous system)
  • 그 위에 있는 자율신경, 미주신경,
  • 그리고 뇌(특히 파킨슨과 관련된 흑질, 변연계)

이게 한 줄로 쭉 연결돼 있어서,
장 상태가 뇌에, 뇌 상태가 장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통로라는 개념이에요.

파킨슨병 쪽에서는 특히,

  • α-시뉴클레인(알파시누클레인)이라는 단백질이
    장 신경계에서 먼저 잘못 접히기 시작하고,
  • 그게 미주신경을 타고 뇌로 올라가면서
    수년~수십 년 뒤에 파킨슨병이 임상적으로 드러난다는
    “장-시작 가설”이 계속 힘을 얻고 있어요.

실제로,

  • 파킨슨 환자의 약 60~70% 이상에서 변비가 동반되고,
  • 그중 상당수는 운동 증상이 나오기 전부터 오랫동안 변비를 겪었다는 보고가 많습니다.

한쪽에서는 치매·알츠하이머 연구자들이,

  • “만성 변비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인지 기능이 3년 정도 더 늙어 보인다”라든가,
  • 변비가 경도인지장애(MCI)와 치매 위험을 유의하게 올린다
    메타분석 결과를 계속 내놓고 있고요.

즉, 장이 몇 년이고 울리고 있는 “신호”를
우리가 너무 익숙한 일상으로만 취급하고 있었던 걸 수도 있다는 거죠.

어떤 변비는 그냥 지켜봐도 되고, 어떤 변비는 “뇌를 한 번 떠올려야” 할까

● 생활습관·장 기능 쪽에 가깝게 보이는 변비

이런 패턴이라면 일단 생활습관형에 가까운 경우가 많아요.

  • □ 최근 몇 달 사이에 물·섬유질 섭취가 눈에 띄게 줄었다.
  • □ 장시간 앉아서 일하거나, 하루 걸음 수가 확 줄었다.
  • □ 다이어트, 단식, 극단적인 식단 조절 이후에 변비가 심해졌다.
  • □ 임신·출산,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야근, 교대근무 등) 이후 악화됐다.
  • □ 특정 약(철분제, 일부 진통제, 칼슘제 등)을 먹기 시작한 뒤부터다.

이 경우에도 방치하면 장 자체가 더 굼떠지고, 치질·치열·탈장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는 있지만,
바로 파킨슨·치매를 떠올릴 필요까지는 보통 없어요.

그래도 “내가 매일 뭐 먹고,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한 번은 적어 보고 조정해 볼 가치는 충분히 있죠.

● 뇌·신경계 쪽 신호로서의 변비 패턴

문제가 되는 건, 이런 쪽이에요.

  • □ 20~30대부터 “원래 3~4일에 한 번”이었고,
    나이 들면서 점점 더 간격이 길어지는 느낌이다.
  • □ 물·섬유질·운동을 꽤 신경 쓰는데도,
    1주일에 2번 미만으로 보는 날이 대부분이다.
  • □ 변 자체가 토끼똥처럼 단단하고 동글동글하거나,
    딱딱한 덩어리(브리스톨 1~2형)가 오래 이어진다.
  • □ 변비와 함께 후각 저하, RBD(꿈 연기), 과도한 낮 졸림, 미묘한 손떨림·글씨 변화가 같이 보이기 시작했다.
  • □ 파킨슨병·치매(특히 루이체 치매, 파킨슨병 치매)가 가족력으로 있다.

이런 조합은,
각각을 따로 보면 “다 있을 수 있는 증상”인데,
묶어서 보면 파킨슨병·치매의 ‘전조 패턴’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게 요점이에요.

최근 연구들에서는,

  • 변비·후각저하·RBD 세 개가 같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파킨슨 진단 위험이 20배 이상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고,
  • 변비 자체만 놓고 봐도
    prodromal PD(발병 전 단계)를 비교적 잘 골라내는 지표라는 데이터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그냥 지켜봐도 되는 변비” 체크리스트

물론, 모든 변비 환자에게
“지금 당장 파킨슨/치매 검사를 하세요”라고 말하는 건 너무 과격하죠.

일단 아래에 해당이 많다면,
생활습관·장 기능 조정에 조금 더 무게를 둬도 되는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어요.

  • □ 증상 시작이 비교적 최근(1년 이내)이고, 계기가 뚜렷하다
    (야근 시작, 운동 중단, 임신·출산, 다이어트 등).
  • □ 물·채소·과일·통곡물 섭취를 늘리면
    몇 주 안에 배변 간격이 조금이라도 개선된다.
  • □ 커피·아침 식사·가벼운 산책 같은 자극에
    장이 어느 정도 반응하는 느낌이 있다.
  • □ 후각·수면·손 떨림·기억력 변화 같은
    다른 신경계 증상은 거의 없다.
  • □ 가족 중 파킨슨병·루이체 치매·조기 치매 병력이 없다.

이 조건들이라고 해서
“파킨슨/치매 가능성이 0”이라는 뜻은 아니지만,

우선은 장 쪽 기본 관리를 충분히 해보고
거기에 반응이 있는지 보는 1단계 구간이에요.

“그냥 습관이다”라고 넘기면 안 되는 레드 플래그

반대로, 아래 중 여러 개가 겹치면
“장–뇌 둘 다”를 염두에 두고 진료를 받는 게 낫다 쪽에 가까워요.

  • □ 변비가 5년 이상 지속됐고,
    생활습관을 꽤 바꿨는데도 큰 변화가 없다.
  • □ 1주일에 2번 이하로 보고,
    힘을 많이 줘야 겨우 나오는 날이 대부분이다.
  • □ 변이 아주 가늘어졌거나, 피가 섞여 나온 적이 있다.
  • □ 변비와 함께 체중이 이유 없이 빠지는 느낌이 있다.
  • □ 최근 몇 년 사이에
    후각저하, RBD, 과도한 낮 졸림, 미세한 손 떨림, 글씨가 작아지는 느낌, 걸음걸이 변화가 같이 느껴진다.
  • □ 60세 이전부터 심한 변비가 있었고,
    집안에 파킨슨병·치매 환자가 있다.

여기까지 오면,

“좀 참으면 되겠지” 수준을 넘어섰다고 보고,
소화기내과 + 신경과(파킨슨/치매 클리닉)
같이 엮어서 한 번쯤 보는 게 좋아요.

장만 챙길 게 아니라, “장–뇌 패키지”로 관리하기

● 장–뇌에 같이 좋은 생활 루틴

아주 거창한 게 아니어도,
장과 뇌를 동시에 챙기는 생활 습관들이 있어요. 연구도 꽤 뒷받침되고요.

  • □ 아침
    - 기상 후 미지근한 물 1~2컵 + 가벼운 스트레칭
    - 가능하면 아침 식사(특히 따뜻한 국물, 현미·잡곡, 채소 반찬)를 챙기기
  • □ 낮
    - 점심 이후 10~15분 정도 빠르게 걷기
    - 장이 살짝 “움찔”할 때 바로 화장실을 가는 습관 들이기
  • □ 저녁
    - 너무 늦은 시간 탄수화물·과식을 줄이고
    - 잠들기 2~3시간 전에는 음식 마무리
    -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는 수면 루틴 만들어두기 (장도 수면의 질 영향을 많이 받아요)

여기에 발효 식품, 제철 채소, 적당한 단백질 조합을 기본으로 유지하면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좋아지고,
이게 다시 뇌 건강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점점 늘고 있어요.

● 약·영양제는 특히 “장–뇌 관점”에서 한 번 더

만성 변비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강한 하제에 오래 의존하는 것도
요즘은 좀 더 조심스럽게 보는 분위기예요.

몇몇 대규모 연구에서

  • 정기적인 하제(특히 여러 종류를 같이 사용)
    치매·인지 저하 위험과 연관돼 보였다는 결과들이 있어서,

가능하면

  • □ 식이섬유·수분·운동·시간 루틴을 먼저 충분히 써보고
  • □ 하제가 꼭 필요하면,
    의사와 상의해서 가장 안전한 옵션·용량·기간을 정하는 쪽이 좋아요.

나 스스로 점수 매기기 – 변비·뇌 신호 셀프 체크

마지막으로,
지금 내 상태를 대략적인 “신호등”처럼 볼 수 있게 정리해볼게요.

● 초록불에 가까운 패턴

  • □ 증상 기간이 1년 이내이고, 시작 계기가 비교적 뚜렷하다.
  • □ 생활습관을 바꾸면 2~3주 안에 변이 조금은 부드러워진다.
  • □ 후각·수면·손떨림·기억력 쪽 특별한 변화는 없다.

● 노란불 – 장·생활습관 + 기초 검사 고려

  • □ 변비가 3년 이상 지속되고,
    장 점막 질환(과거 대장용종, IBD 등)이 걱정된다.
  • □ 40대 이후 처음 심한 변비가 생기기 시작했다.
  • □ 체중 변화, 복통, 피 섞인 변이 가끔 있어 신경 쓰인다.

● 빨간불 – “장–뇌 패키지 진료” 권장

  • □ 변비가 5년 이상, 1주일 2회 미만의 배변이 반복된다.
  • □ 후각저하, RBD, 과도한 낮 졸림, 미묘한 손 떨림·보행 변화 같은
    파킨슨 전조 증상 패턴과 겹치는 부분이 있다.
  • □ 집안에 파킨슨병·조기 치매 환자가 있고,
    본인도 50대 이전부터 만성 변비였다.

여기 해당이 많으면,
“변비약을 뭐로 바꿀까”를 혼자 고민하기보다

소화기내과에서 장 구조·장 질환을 먼저 확인하고,
신경과(파킨슨·치매 클리닉)에서
다른 전조 증상까지 한 번에 같이 점검하는 구성을
진지하게 고려해 보는 게 좋아요.

한 장 요약 + 꼭 적어두고 싶은 말

  • 만성 변비는 단순한 생활습관 문제가 아니라
    파킨슨병·치매·인지 저하와 연결된 “장–뇌 신호”일 수 있다.
  • 모든 변비가 다 위험 신호는 아니지만,
    지속 기간, 동반 증상, 가족력을 묶어서 보면
    그냥 넘길지, “장–뇌 패키지 진료”를 받을지 윤곽이 보인다.
  • 장 건강을 챙기는 기본 루틴(수분·섬유질·운동·수면)은
    파킨슨·치매 예방 연구들에서도 거의 공통적으로 권장되는 축이다.
  • 하제나 영양제를 오래 쓰기 전에는,
    항상 “장–뇌 축”을 한 번 떠올려 보고
    전문가와 상의해서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

이 글은
“만성 변비 = 체질”이라고만 생각해 온 시선을
조금은 장–뇌 쪽으로 넓혀 보는 안내 지도에 가깝고,
최종적인 진단·치료 결정은
꼭 실제 진료실에서 의료진과 상의해서 정해야 한다는 점,
여기까지 같이 기억해 두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