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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통

파킨슨병 원인, 도파민은 왜 자꾸 줄어들까?

by notefree 2025. 12. 6.

파킨슨병 원인, 도파민은 왜 자꾸 줄어들까?

“파킨슨병은 도파민이 부족해서 생기는 병입니다.”
병원에서 이런 설명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런데 막상 집에 와서 생각해 보면, 좀 허전해요.

- 도파민이 뭔지도 잘 모르겠고
- 어디서 만들어지는지도 헷갈리고
- 내가 뭘 잘못해서 이렇게 된 건가? 이런 생각까지 슬쩍 올라오죠.

이 글에서는 어렵게 들어가려는 게 아니라,
도파민이 줄어든다”는 말 속에 뭐가 들어 있는지
조금 더 사람 말처럼 풀어서 같이 정리해 보려고 해요.

1. 우리 뇌 속에 ‘도파민 공장’이 있다

파킨슨병 이야기의 시작은 항상 여기예요.

“중뇌의 흑질(substantia nigra)에 있는
도파민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병이다.”

말은 참 어려운데요, 이렇게 생각해 볼까요.

- 뇌 속에 작은 “도파민 공장”이 하나 있고
- 이 공장에서 나오는 물건이 바로 도파민이라는 화학물질이라고요.

이 공장이 있는 동네 이름이 흑질이에요.
원래는 이 흑질에서 도파민을 만들어서
옆 동네인 기저핵 쪽으로 계속 보내줘요.

그 도파민 덕분에 우리가
- 자연스럽게 걸어 다니고
- 팔도 흔들고
- 표정도 짓고
- 속도 조절도 하고
살 수 있는 거죠.

파킨슨병에서는 이 공장에 있는 도파민 세포들이 천천히, 오래 망가져요.
문제는, 이게 한 번에 무너지는 게 아니라는 거예요.

- 겉으로 “손이 떨리네?” 하고 느낄 때쯤이면
- 이미 도파민 세포의 절반 이상이 망가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어요.

그래서 환자 입장에서는
“증상이 갑자기 생긴 것 같다” 느끼지만,
뇌 안에서는 몇 년, 어쩌면 십 년 넘게 조용히 준비를 했던 셈이죠.

2. 도파민이 줄면 왜 몸이 느려질까?

그럼 도파민이 줄어들면 몸에서는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리 뇌에는 기저핵(basal ganglia)이라는,
움직임을 조절하는 회로가 있어요.
여기서는 아주 거칠게 표현하면 이런 일이 벌어져요.

- 어떤 회로는 “움직여!”라고 신호를 보내고
- 다른 회로는 “잠깐, 너무 많이 움직이지 마”라고 브레이크를 걸고

이 둘 사이 균형을
도파민이 가운데서 맞춰주는 역할을 하는 거예요.

그런데 흑질에서 보내주던 도파민이 점점 줄면,

- 움직이려는 신호는 약해지고
- 움직임을 막는 쪽 회로는 상대적으로 더 세져요.

그래서 겉으로는 이렇게 보입니다.

- 발이 바닥에 붙은 것처럼 떼기가 어렵고
- 처음 한 걸음을 떼는 데 시간이 걸리고
- 몸이 전반적으로 “굼뜨다”는 느낌이 나고
- 작은 행동 하나 시작하는 데도 마음의 결심이 필요한 것처럼 느껴져요.

이게 파킨슨병의 핵심 증상 중 하나인 서동(느려짐)이에요.

떨림은 약간 다르게 이해해도 좋아요.

- 도파민이 줄어서 회로 균형이 망가지니까
- 뇌가 스스로 균형을 맞추려다
- 오히려 일정한 리듬의 떨림이 튀어나오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그래서 어떤 분은 “떨림이 거의 없는 파킨슨병”이기도 하고,
어떤 분은 “느려짐보다 떨림이 먼저 눈에 띄는 파킨슨병”이기도 해요.
타입이 조금씩 다른 거예요.

3. 왜 하필 흑질 세포가 먼저 망가질까?

“도파민 만드는 세포 말고도 뇌에 세포는 엄청 많은데,
왜 이 세포들이 먼저 무너지는 거예요?”

이 부분은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논쟁이 많아요.
다만, 공통적으로 많이 이야기되는 포인트가 몇 개 있어요.

3-1. 에너지 많이 쓰는 ‘과로하는 세포들’

흑질의 도파민 세포는
한마디로 “에너지 많이 쓰는 스타일”이에요.

- 쉬지 않고 자발적으로 활동하고
- 한 세포가 엄청 넓은 영역까지 축삭을 뻗어 신호를 보내고

이 말은 곧,

- 미토콘드리아(세포 발전소)를 엄청 돌리고
- 그 과정에서 나오는 활성산소 같은 것들에도
계속 노출된다는 뜻이에요.

젊고 건강할 땐
이 스트레스를 세포가 잘 치우고 버텨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 미토콘드리아가 예전 같지 않고
- 혈류도 줄고
- 염증 반응은 조금씩 올라가고

이런 것들이 겹치면
같은 스트레스라도 예전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거죠.
결국 어느 시점에는 세포가 버티지 못하고
서서히 죽는 방향으로 기울어지게 됩니다.

3-2. 단백질 쓰레기, 알파시뉴클레인, 루이소체

파킨슨병 환자의 뇌를 들여다보면
루이소체(Lewy body)라는 단백질 덩어리가 보일 때가 많아요.

이 안에는 알파시뉴클레인(α-synuclein)이라는 단백질이
비정상적인 모양으로 뭉쳐서 쌓여 있어요.

원래 이 단백질은
신경세포가 신호를 주고받을 때 도움을 주는,
나름 꼭 필요한 친구인데요,

- 접히는 모양이 이상해지거나
- 과하게 많이 생기거나
- 분해가 잘 안 되면

세포 입장에서는 치워지지 않는 쓰레기 봉투
점점 쌓여 가는 느낌이 됩니다.

세포 안 청소 시스템(오토파지, 프로테아좀 등)이
이걸 감당 못 하면,

- 미토콘드리아 기능도 떨어지고
- 염증 반응도 올라가고
- “이 상태로는 못 버티겠다”는 신호가 켜지면서

결국 세포가 스스로 죽는 쪽(세포 사멸)으로
기울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들이 많아요.

3-3. 장에서, 코에서 먼저 시작되는 변화

요즘 연구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 하나는 이거예요.

“변화가 꼭 뇌에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닐 수도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 장신경계(장벽 주변 신경)
- 코 속 후각신경

같은 곳에서 알파시뉴클레인 이상이 먼저 생기고,
그게 신경을 따라 뇌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모델을 제시해요.

그래서 실제로

- 원인 모를 변비,
- 후각 저하,
- 자는 동안 소리 지르거나 몸을 크게 움직이는 렘수면 행동장애

같은 것들이
운동 증상보다 몇 년 먼저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런 이유로 요즘은
“파킨슨병이 뇌의 병이면서 동시에 장-뇌 축의 병이기도 하다”는 말이
조금씩 더 많이 나오고 있어요.

4. 유전 + 환경 + 나이, 세 가지가 겹친 결과

여기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이거예요.

“우리 집엔 파킨슨병 있는 사람 하나도 없는데요.
그래도 유전인가요?”

현실적으로는 이렇게 설명하는 게 가장 가깝습니다.

- 일부는 유전 요인 영향이 매우 크고
- 대부분은 “유전 + 환경 + 나이”가
겹겹이 쌓여서 나타나는 결과

4-1. 유전적인 민감성

전체 환자 중에
“완전히 가족성 파킨슨병”이라고 부를 수 있는 비율은 많지 않아요.

그래도 몇몇 유전자는
파킨슨병 위험과 꽤 뚜렷한 관련이 있는 걸로 알려져 있죠.

- 알파시뉴클레인(SNCA)
- LRRK2
- PARKIN, PINK1, DJ-1
- GBA 등

이 유전자들에 문제가 있으면

- 단백질 청소 시스템,
- 미토콘드리아 기능,
- 세포 스트레스 대응 능력

이런 것들이 약해져서
도파민 세포가 스트레스에 더 민감해질 수 있어요.

그렇다고
“유전자 변이 = 100% 발병”은 아니고,
“위험도가 올라갈 수 있다” 수준으로 이해하는 게 더 맞아요.

4-2. 환경 요인들

반대로, 가족력은 전혀 없는데
본인만 파킨슨병이 생기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연구를 보면,

- 일부 농약·제초제 노출
- 일부 공업용 용제(예: 트리클로로에틸렌)
- 대기오염, 중금속 노출

등이 파킨슨병 위험을 조금씩 올릴 수 있다는 보고들이 있어요.

그렇다고 이게
“딱 한 번 노출됐다고 바로 병이 생긴다”는 의미는 아니고,

- 타고난 민감성 위에
- 나이, 생활 습관, 환경 요인들이
오랫동안 겹겹이 쌓이면서

흑질 세포가 버티기 힘든 지점에 도달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4-3. 보호 요인으로 추정되는 것들

반대로,

- 꾸준한 운동,
- 적당한 카페인 섭취

같은 것들이
파킨슨병 위험과 반대로 움직인다는 연구들도 있어요.

그렇다고 “커피 많이 마시면 예방된다” 수준으로
단순하게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활동적인 생활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건
여러 연구가 비슷하게 가리키고 있어요.

(흡연이 위험을 낮출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다른 건강 피해가 훨씬 크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 피운다”는 건 당연히 말이 안 되는 얘기예요.)

5. “결국 제 잘못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

진단을 받은 뒤
조용히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꽤 많아요.

“제가 도대체 뭘 잘못해서 이렇게 된 걸까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의 연구를 다 합쳐봐도
대부분의 파킨슨병은

- 특정 음식 하나
- 특정 행동 하나
- 특정 실수 하나 때문에

생겼다고 설명할 수 있는 병이 아니에요.

조금 더 현실적인 표현은 이거예요.

“타고난 민감성 위에
나이와 환경이 오랫동안 쌓이면서
흑질 도파민 세포가 먼저 한계에 도달한 것에 가깝다.”

그래서
“그때 이걸 안 먹었으면, 그 일을 안 했으면
절대 안 걸릴 병이었다”라고
스스로를 심하게 탓하실 필요는 정말 없어요.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 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이해하고
- 약, 운동, 생활 습관을 이용해서
남아 있는 세포들이 최대한 오래 버티게 도와주는 것

이쪽에 더 가깝습니다.

6. 오늘 한 줄로 정리해 본다면

오늘 내용, 길긴 했는데요.
딱 세 줄로만 다시 적어보면 이래요.

1. 파킨슨병은 흑질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서서히 손상되면서
움직임을 조절하는 회로 균형이 무너지는 병이다.

2. 그 과정에는
세포 자체의 취약함 + 알파시뉴클레인 같은 단백질 문제 +
장·후각신경 변화 + 유전·환경·나이

복잡하게 섞여 있다.

3. “내가 뭘 잘못해서”라기보다,
여러 요인이 겹쳐진 결과이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어떻게 같이 관리하면서 살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꼭 덧붙이고 싶은 말은 이거예요.

이 글은 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설명일 뿐이고,
내 상황에 딱 맞는 진단·치료 계획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서 정해야 한다는 것.

파킨슨병 원인, 도파민은 왜 자꾸 줄어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