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킨슨병 진단·검사, 병원 가면 실제로 뭐 하는지
“파킨슨병인지 확인하려면 MRI 찍어야 하나요?”
“피검사하면 바로 나오나요?”
손떨림이나 걸음 느려짐이 생기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혹시 파킨슨병 아니야?”일 거예요.
그런데 막상 병원에 가려니까 또 막연하죠.
- 가면 무슨 검사를 하는지
- MRI나 CT는 꼭 찍어야 하는지
- “파킨슨병입니다”라는 말은 어떤 기준으로 나오는지
오늘은 “파킨슨병 진단 과정 전체 그림”을
한 번 처음부터 끝까지,
진료실에서 실제로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맞춰서 정리해볼게요.
1. 파킨슨병 진단, ‘혈액검사 한 방’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먼저 제일 많이 오해하는 부분부터.
파킨슨병은
- 당뇨처럼 혈당 수치 하나,
- 갑상선처럼 호르몬 수치 하나로
“예 / 아니요”가 갈리는 병이 아니에요.
현재 기준에서는
“임상적으로 진단하는 병”에 가깝다고 보는 게 맞아요.
조금 더 풀어서 말하면,
1. 의사가 직접
- 걷는 모습
- 손·팔·다리 움직임
- 근육 뻣뻣함
- 균형 잡는 모습 등을 확인하고
2. 파킨슨병에 맞는 특징적인 패턴이 있는지 보고
3. 비슷한 증상을 만드는 다른 원인을
- 피검사
- 영상검사 등으로 제외해 가면서
4. 최종적으로 “파킨슨병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는 구조예요.
그래서 병원에서 하는 검사는
“파킨슨병을 찾아내는 검사”라기보다는
“파킨슨병과 헷갈릴 수 있는 다른 병들을 걸러내는 과정 + 진단을 더 확실하게 해주는 도구”라고 보는 게 더 가까워요.
2. 진료실에서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진찰”
파킨슨병 진단의 중심에는
아직도 신경과 전문의의 진찰이 있어요.
진찰할 때는 대략 이런 것들을 봐요.
- 걸음걸이
· 보폭이 점점 작아졌는지
· 팔 흔들림이 한쪽이 줄었는지
· 돌아설 때 몸이 통째로 도는지
- 서동(느려짐)
· 손가락을 빠르게 오므렸다 펴보게 해서
속도와 리듬을 보는 테스트
· 발 뒤꿈치·발가락 번갈아 두드리기
- 경직(뻣뻣함)
· 팔·다리를 천천히 굽혔다 펴보면서
“톱니바퀴처럼” 걸리는 느낌이 있는지 확인
- 떨림
· 가만히 있을 때 한쪽 손이 떠는지(휴식기 떨림)
· 물건을 집을 때 떨리는지(행동 떨림)
· 어느 쪽이 먼저, 얼마나 오래 떨리는지
- 균형·자세
· 살짝 뒤에서 당겼을 때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는 테스트(당김 검사)
그리고 동시에
- 언제부터 증상이 시작됐는지
- 어느 쪽부터 시작됐는지
- 약을 먹어봤을 때 어떻게 달라졌는지
- 변비, 후각저하, 수면 이상 같은 비운동 증상은 없었는지
상세하게 문진을 해요.
요즘에는 국제파킨슨·운동장애학회(MDS) 기준 같은
표준 진단 기준을 활용해서
- 파킨슨병에 꼭 필요한 핵심 증상(“브래디키네시아 + 떨림/경직”)이 있는지,
- 파킨슨병을 부정하는 소견(다른 병이 더 의심되는 특징)은 없는지
체크리스트처럼 살펴보면서 결론을 내립니다.
3. 혈액검사, 왜 하는 걸까?
많은 분들이 “혈액검사에서 뭐가 나오나요?”라고 질문하지만,
혈액검사 자체는 “파킨슨병을 찾아내기 위한 검사라기보다는, 비슷한 증상을 만들 수 있는 다른 원인을 찾기 위한 목적”이 더 커요.
예를 들면,
- 갑상선 기능 이상 (너무 항진 또는 저하)
- 전신 염증, 감염, 대사이상
- 간·신장 기능 문제
- 일부 영양소 결핍(비타민 B12 등)
이런 것들도
- 손떨림
- 어지러움
- 전신 쇠약감
같은 증상을 만들 수 있거든요.
그래서 피검사를 하면
“파킨슨병 확정 수치”를 보는 게 아니라
“혹시 이게 원인은 아닌지”
하나씩 지워나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조금 더 편해요.
4. 뇌 MRI·CT, 꼭 찍어야 할까?
그다음으로 많이 나오는 질문이 이거죠.
“파킨슨병이면 MRI 찍으면 바로 나오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 MRI·CT에서 ‘파킨슨병’이라는 글자가 찍혀 나오는 건 아니고
- 주로 다른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찍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 뇌졸중(뇌경색·뇌출혈) 후에 생긴 파킨슨 증상
- 수두증, 뇌종양, 심한 소혈관 질환 등으로
“보행이 느려지고, 몸이 굳는” 양상이 나타날 수도 있어요.
임상적으로는 파킨슨병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 혈관성 파킨슨증
- 약물 유발 파킨슨증
- 다른 퇴행성 질환(예: 다계통위축증, 진행성핵상마비 등)
일 수도 있기 때문에,
영상검사로 이런 것들을 한 번 쭉 훑어 보는 거예요.
즉, MRI는
“당신은 파킨슨병입니다”라고 도장을 찍어주는 검사라기보다,
“다른 뚜렷한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고, 그게 아니면 파킨슨병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라는 결론을 뒷받침해주는 역할
이라고 이해하면 조금 더 현실에 가깝습니다.
5. DAT 스캔(도파민 운반체 영상) – 언제 도움이 되나
요즘 검색하면 많이 보이는 검사 중 하나가 DAT 스캔이에요.
(정식으론 도파민 운반체(Dopamine Transporter)를 보는 핵의학 영상검사)
간단히 말하면,
- 도파민이 전달되는 회로에
- 도파민을 재흡수하는 “운반체”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
방사성 추적자를 이용해서 보는 검사예요.
● DAT 스캔이 도움이 되는 상황
- 진찰만으로
“수전증(본태성 떨림)인지, 파킨슨병 초긴지 애매한 경우”
- 약물성 파킨슨 증상인지, 진짜 퇴행성 파킨슨인지
감별이 필요한 경우
- 젊은 연령에서 비전형적인 양상의 떨림이 나타난 경우
파킨슨병처럼 흑질 도파민 세포가 줄어드는 병에서는
DAT 스캔에서
- 한쪽 혹은 양쪽 선조체 부위의 섭취가 감소하는 소견이 보이고,
수전증(본태성 떨림)처럼
- 도파민 회로 자체는 보존된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정상에 가까운 패턴이 보이는 경우가 많아요.
● 다만, 중요한 현실 포인트
- 가격이 비싸고
- 모든 병원에서 가능한 건 아니고
- 해석에도 경험이 필요하며
- “DAT 스캔이 정상이니까 평생 파킨슨병 아니다”라고
단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진찰로 거의 확신이 서지만 환자·가족에게
설명을 더 도와주고 싶은 경우”
또는
“진짜 애매해서 결정을 도와줄 도구가 하나 더 필요할 때”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6. 약에 대한 반응도 중요한 ‘간접 검사’
조금 흥미로운 점 하나.
파킨슨병 의심 환자의 경우,
도파민 계열 약(예: 레보도파)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진단의 중요한 힌트가 될 때가 많아요.
- 약을 썼을 때
· 서동·경직·걸음이 눈에 띄게 좋아지는 패턴이라면
“도파민 부족과 관련된 파킨슨 증상이 맞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경우가 많고,
- 반대로
· 약에 거의 반응하지 않거나
· 이상한 부작용만 두드러지는 경우에는
혈관성 파킨슨증, 다른 퇴행성 파킨슨 증후군(MSA, PSP 등)처럼
고전적인 파킨슨병과는 다른 그룹을 고민하게 되죠.
물론,
“약에 반응 = 100% 파킨슨병 확정”은 아니지만
진단을 도와주는 중요한 퍼즐 조각 중 하나입니다.
7. 결국 진단은 ‘조각 맞추기’에 가깝다
정리해 보면, 파킨슨병 진단은
단 하나의 검사로 “딱!” 하고 결론이 나는 구조는 아니에요.
대신,
1. 진찰과 문진
· 서동, 경직, 휴식기 떨림, 자세 불안정 같은 핵심 증상
· 비운동 증상(후각, 수면, 변비 등)
· 증상 시작 시기, 진행 양상
2. 혈액검사
· 비슷한 증상을 만들 수 있는 다른 전신 질환 배제
3. 뇌 MRI·CT
· 뇌졸중, 종양, 수두증, 심한 소혈관 질환 등
다른 구조적 원인 확인
4. DAT 스캔 등 핵의학 검사(필요 시)
· 도파민 회로 손상 여부를 간접적으로 확인
5. 도파민 계열 약에 대한 반응
이런 조각들을 하나씩 맞춰가면서
“지금 보이는 양상이 파킨슨병의 전형적인 패턴에 얼마나 가깝고,
다른 질환으로 설명될 가능성은 얼마나 적은지”
를 종합해서 내리는 결론이 바로
“파킨슨병입니다”라는 진단이에요.
그래서 인터넷에서 검사 결과만 보고
“나는 아닌 것 같아”, “이미 늦은 것 같아”
혼자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 지금 내 몸에서 어떤 패턴이 보이고 있는지
- 이게 파킨슨병인지, 다른 쪽인지
- 앞으로 어떤 치료·관리 계획을 세울 수 있는지
한 번은 신경과 진료실에서
의사와 얼굴 맞대고 차근차근 정리해보는 게 가장 확실해요.
마지막으로, 이 글 역시
개별 환자 진단을 대신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고,
진단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전체 그림을 설명한 것뿐이라는 점,
다시 한 번 붙여 둘게요.
'정보통통'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파킨슨병, 떨림만 병이 아니다? 비운동 증상(수면·변비·우울) 제대로 보기 (0) | 2025.12.07 |
|---|---|
| 파킨슨병 치료, 약만이 답은 아니다? 레보도파부터 운동까지 한 번에 정리 (0) | 2025.12.07 |
| 파킨슨병 원인, 도파민은 왜 자꾸 줄어들까? (0) | 2025.12.06 |
| 파킨슨병 초기증상 노화와 구별법 (0) | 2025.12.06 |
| 수전증·파킨슨병 손 떨림 치료, 약물로 어디까지 좋아질까 (0) | 2025.12.05 |